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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정신건강

심리학의 아버지-빌헬름 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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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막시밀리안 분트는 독일의 철학자 겸 심리학자, 생리학자이며 '근대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독일 바덴의 네카라우에서 출생하였고, 하이델베르크 대학, 베를린 대학, 튀빙겐 대학에서 생리학과 철학을 배운 후에 생리학적 심리학 연구에 몰두하였다. 그 후 모교인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최초로 심리학 실험실을 개설하였으며, 이 실험실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심리학자들과 모여 실험 심리학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이후에 그는 민족 심리학도 연구하여 문화인류학과 비교 심리학의 발전에도 이바지하였다. 주요 저서에는 민족 심리학, 생리학적 심리학 강요, 철학 세계 등이 있다.

 

심리학 실험실

라이프치히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던 분트에게 대학 측에서 학생을 처벌할 때 쓰던 강당을 실험실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곳에서 과학으로써의 심리학이 처음 탄생하였다고 많은 심리학자가 인정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전의 심리학이 오직 철학의 한 부분으로서 과학적이지 못한 탐구 방법에 의해 인간의 심리를 연구했지만, 분트의 실험실에서는 객관화된 수치, 다시 말해 측정이 가능한 형태로 조작된 정의와 정확한 통계를 통한 과학적인 방법의 연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실험실에서 수행된 연구들은 시간에 대한 감각, 정신 과정의 속도 측정, 주의/기억/사고의 연합, 감각에 대한 분석 등이다. 이로써 심리학은 과학적인 학문으로 인정받았으며, 이후 분트의 실험실에서 공부한 많은 제자는 서양 학계에서 활발한 심리학 교육활동과 연구를 할 만큼 분트의 심리학 실험실은 심리학의 기반을 만들어주었다. 

 

구조주의와 내성법

분트는 과학적인 심리학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식을 분석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화학자들이 어떤 물질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물질을 몇 가지 기본 요소로 쪼개는 것을 보고 분트도 심리학에서 인간의 의식에 대해 구성주의라는 접근 방법을 선택했다. 구성주의란 인간의 의식을 기본적인 느낌과 감각이라는 구성요소로 쪼개서 분석하는 방법이다. 또한 어떤 상황과 시점에서도 인간은 다양한 의식 상태가 공존하는데, 분트는 그것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내성법(자기의 내부 성찰법, 자기 경험을 토대로 한 주관적인 관찰)을 사용했다. 이처럼 주관적인 실험 제어와 측정을 통해 정신과 의식의 영역을 보다 구성적인 측면으로 분석한 분트는 철학과 심리학을 구별하는 데 일조했다.

분트는 그의 연구가 감각 과정이나 반응 시간에 대한 것에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생리학을 배경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일반적인 자극, 예를 들어 향기를 맡거나 메트로놈의 소리를 듣는 것에 노출된 후 그들의 감각에 관해 이야기했다. 다시 말해서, 분트는 내성법을 이용하여 의식적인 정신 상태를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분트의 내성법은 인과 관계를 설명하기보다는 정교한 자기 관찰의 일종이었다. 그래서 그는 심리학 학생들이 과거 경험에 의해 한쪽으로 편향되는 상황 또는 개인적인 해석에 대해서 정확히 관찰할 수 있도록 훈련했으며 그 결과를 이용해 의식에 관한 이론을 발달시켰다. 물론 이 실험 결과가 매우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분트는 실험의 조건을 체계적으로 다양화하는 것이 관찰의 일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민족 심리학

분트는 감정 이상의 고등 정신 과정이나 감각은 실험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보고 이것을 대신하는 것으로 민족 심리학이라는 개념을 썼는데, 즉 언어, 신화, 종교, 풍속, 예술 등 오늘날의 문화 인류학이 대상으로 삼는 여러 현상을 여기에 포함했다. 분트는 시대 순서대로 문화가 전개한 모습을 더듬어 올라가는 일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어린이에서 어른으로의 발달을 추적하는 일인 것과 동시에 정신발달 연구의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실험 심리학과는 별도로 정신 발달의 법칙을 발견하기 위하여 원시 민족의 정신적 특성을 대상으로 그 문화적 소산인 예술, 언어, 종교, 신화 등에 관하여 연구한 10권에 이르는 대작 민족 심리학을 집필했다. 민족 심리학에서 다룬 여러 문제는 오늘날 각기 사회심리학, 발달심리학, 문화인류학, 문화심리학, 민족학 등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현재는 민족 심리학이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현대 심리학에 끼친 영향

분트의 심리학 실험실은 독립된 학문 분야를 탄생시켰는데, 그의 실험 심리학은 이후에 행동주의 심리학의 탄생에 영향을 주었으며, 그의 많은 실험적 방법들은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그는 정신 기능의 세 부분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는데, 그것은 이미지, 생각 그리고 감정이다. 이것들은 오늘날의 인지심리학에서 연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로, 인지 과정에 대한 연구는 분트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분트가 심리학 발달에 기여한 것 중 하나로 그의 연가 아주 잘 통제된 조건들을 사용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행동주의자와 같은 다른 연구자들도 과학적이고 실험적인 접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와 같은 현대 심리학자들은 내성법의 실험 방법이 과학적이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과학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스키너는 내성법으로부터 얻은 결과는 매우 주관적이고 오직 관찰할 수 있는 행동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검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분트의 밑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에드워드 티치너는 분트의 구성주의를 주도하였으며, 마음의 요소들을 발견하고자 내성법을 사용했지만, 구성주의는 내성법의 쇠퇴와 함께 퇴색되었다. 그 이유는 내성법이 언변이 좋고 똑똑한 사람들을 지나치게 요구한다는 것이었으며 또한 그 결과가 사람마다, 그리고 경험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날 정도로 그리 신뢰할 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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